서울 아파트값 11주 연속 상승, 전셋값 상승이 주도하는 매매 전환 증가

서울 아파트값 11주 연속 상승, 전셋값 상승이 주도하는 매매 전환 증가

서울 아파트값이 11주 연속 상승하며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값이 올해 처음으로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의 원인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09%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난주의 0.06%보다 상승 폭이 0.03%포인트 커진 수치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25일 조사 이후 11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저가 매물 소진 이후 지역별 선호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나오면서 매도 희망가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셋값 상승의 영향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1년 넘게 지속되는 전셋값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0% 오르며 55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전셋값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경우, 전세 대기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높은 전셋값을 부담하기보다는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생애 최초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을 매수한 사람은 3만8853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임차로 거주하던 이들이 주택 매매 시장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 큽니다.

갭투자의 증가

전셋값 상승은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수)로 이어집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은 지난해 8월 59.3%에서 8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 4월 61.5%를 기록했습니다. 갭투자는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아파트를 매수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입니다.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갭)가 줄어들고 향후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날수록 갭투자는 증가합니다.

고가 아파트 거래 증가

정책자금대출에서 제외되는 9억원 초과 서울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는 것도 집값 상승 신호로 해석됩니다. 2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 7450건 중 52.1%(3885건)가 9억원 초과 거래였습니다. 이는 1분기의 47.9%에서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는 연 3~4%대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주택 수요자들이 적응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중금리에 내성이 강해진 주택 수요자가 늘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곽지역의 집값 상승

최근에는 집값 하락이 이어졌던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마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집값이 상승하면서 외곽지역도 '키 맞추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번 주 '노도강' 지역의 매매가격지수는 일주일 전보다 0.01~0.03% 올랐습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 대기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고, 3기 신도시 지연과 인허가 감소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변수와 전망

서울 아파트 시장에 매도 매물이 8만5000건가량 쌓여 있는 것은 변수입니다. 매물이 적체된 탓에 집값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처럼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게 되면 매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하 지연 등 변수가 있는 데다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역에 따라 편차를 보인다"며 "상승 동력이 크지 않아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하반기까지 강보합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

서울 아파트값은 전셋값 상승과 함께 11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갭투자와 고가 아파트 거래 증가, 외곽지역 집값 상승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도 매물의 적체와 금리 인하 지연 등의 변수로 인해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강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