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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이름, 길고 복잡해지는 이유와 대안

서울의 재건축 및 재개발 아파트들이 점점 더 길고 복잡한 이름을 채택하면서, 단순하면서도 정겨운 이름을 가진 아파트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강남구 역삼동의 '개나리래미안', '개나리푸르지오', '개나리SK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1970년대에 삼호주택이 지었던 개나리아파트 1~6차가 재건축되면서, 그 전통을 잇기 위해 옛 이름을 유지한 것입니다.

옛 이름을 유지한 아파트의 매력

개나리 아파트들은 옛 이름을 유지하면서도 건설사 브랜드를 덧붙여 명확하고 친숙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개나리래미안', '개나리푸르지오', '개나리SK뷰'는 그 예로, 단순하면서도 지역 주민들에게 익숙한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반면 주변의 다른 아파트 이름들은 '래미안레벤투스', '삼성래미안펜타빌', '래미안도곡카운티' 등과 같이 복잡해지면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아파트 이름 비교

1970년대에는 아파트 이름이 지역 명칭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정해졌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서소문아파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단순한 이름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쉽게 인식되고 기억되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이름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따라 '개나리', '무궁화', '진달래' 같은 꽃 이름들이 아파트 이름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말부터 조성된 1기 신도시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안양 평촌신도시에는 '목련마을', '무궁화마을' 등 마을 이름이 붙었습니다.

아파트 이름의 복잡화

최근에는 아파트 이름이 더욱 복잡해지는 추세입니다. 지역명, 건설사 브랜드, 펫네임 등이 모두 섞여 길고 복잡한 이름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파주시 동패동의 '초롱꽃마을6단지GTX운정역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초롱꽃6단지' 정도로 끝났을 이름이 이제는 25자로 길어졌습니다. 전남 나주시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 화성시의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 인천시의 '영종하늘도시유승한내들스카이스테이' 등도 길고 복잡한 이름의 예입니다.

복잡한 아파트 이름이 초래하는 문제

길고 복잡한 아파트 이름은 기억하기 어렵고, 실제 생활에서도 불편을 초래합니다. 택시 기사들은 승객이 복잡한 아파트 이름을 제대로 말하지 못해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 할머니가 '니미시벌 아파트'로 가달라고 했던 일화는 '리젠시빌 아파트'를 잘못 기억한 사례입니다. 또한 공인중개사들도 복잡한 아파트 이름 때문에 계약서 작성 시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22.5%가 단지 이름을 혼동해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시민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0%가 복잡한 아파트 이름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서울시의 아파트 이름 가이드라인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는 아파트 이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외국어와 애칭 사용을 자제하고, 고유 지명을 활용해 적정 글자 수로 이름을 짓자는 취지입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이에 동참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강제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은 실효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 이름 현황

올해 분양을 앞둔 서울 아파트들 역시 복잡한 외래어를 포함한 이름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강남구 도곡동의 '래미안레벤투스', 강동구 성내동의 '그란츠리버파크' 등이 그 예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마저도 공공임대주택인 '서울리츠 행복주택'에 '방화 스카이포레'라는 이름을 적용했습니다. '방화 하늘마루', '방화 하늘꽃' 등도 후보였지만, 선호도 조사에서 탈락했습니다.

복잡한 이름을 선호하는 이유

아파트 이름을 복잡하게 짓는 이유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자 하는 경향 때문입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이름은 결국 조합원이 정한다"며, "고급스럽게 보이고자 복잡한 외래어 사용을 선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간혹 건설사 브랜드를 거부하는 조합이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대부분 외래어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복잡한 이름이 고급스러움을 의미하는가

복잡한 외래어가 포함된 아파트 이름이 과연 고급스러움을 의미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과천주공'은 강남보다 집값이 비싸고 살기 좋은 동네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래미안에코팰리스', '과천푸르지오써밋' 등의 이름이 붙으면서 예전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너무 길고 복잡한 이름은 고급스럽기보단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론

서울의 아파트 이름이 길고 복잡해지는 현상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려는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름은 기억하기 어렵고, 생활에서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의 아파트 이름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었지만,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은 부족합니다. 아파트 이름이 단순하고 명확할수록 지역 주민들에게 더 친숙하고 기억하기 쉬울 것입니다. 앞으로 아파트 이름이 다시 단순하고 명확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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